스타베팅 대기실 안.
“푸하하하하! 아, 씨발 존나 웃었네. 그러니까, 아까 걔들이 U.O.U인지 뭔지 하는 애들이다?”
“그렇다니까. 오늘 라이브 무대 한다고 악기들 바리바리 싸 왔다지?”
“아, 그럼 그 짐들이 전부 악기다 이 말이네. 하! 얼마나 허접하면 가수가 짐 운반하냐? 안 봐도 뻔하겠네. 안 그래, 원호 형?”
“글쎄.”
화장 중인 효섭의 물음에 박원호가 짧게 대답했다.
비단 효섭뿐만이 아니었다.
박원호를 제외한 세 명 모두 별꼴이라며, 하나같이 U.O.U를 욕하고 나섰는데.
방금 전, 로비에서 있었던 일에 앙금이 남은 모습들이었다.
“아니, 그냥 방송국 비품실에 처박힌 거 아무거나 주워다 쓰면 될 걸, 뭐 한다고?”
“내 말이. 하여간 별것도 아닌 놈들이 허세라니까.”
“야야. 그래도 낭만 있지 않냐? 요즘 세상에 라이브 연주? 그것도 음방에서?”
“낭만 같은 소리 처하고 자빠졌네. 왜? 우리도 다음 앨범 땐, 악기 좀 들고 설쳐볼까?”
“것도 좋지. 망할 춤 연습 안 해도 되고. 아! 씨발! 말 나온 김에 진짜 한 번 해볼까?”
“대표님한테 형이 말 좀 해봐요! 저 에어기타 겁나 잘 침.”
“푸하하하!”
“아 씨발! 야, 막내야. 올해 들어 한 말 중에 제일 웃겼다?”
막내 이권의 에어기타 발언에 다들 폭소하며 배를 붙잡았다.
애당초 말이 안 되는 걸 당연하듯 말한 까닭이다.
그렇게 한바탕 폭소 후.
화장을 마친 효섭이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을 들여다보며 입을 열었다.
“아 참. 다른 애들은 모르겠는데, 신태우 그 새낀 좀 괜찮더라? 외모만 놓고 보면, 당장 우리 팀 데려와도 괜찮을 거 같지 않아?”
“여, 우리 팀 비주얼 탑 효섭이 지금 위기의식 느끼는 거냐?”
“내, 내가 뭘? 그냥 좀 생겼다는 거지.”
“야야. 걱정 붙들어 매라. 걔 말고 다른 애들은 다 별 볼일 없더만? 특히 그 이상호인지 뭔지 그 고릴라 새끼 봤냐?”
“푸하하하핫! 그 근육 덩어리?”
“어, 씨발. 나 완전 쫄았다니까? 무슨 노가다 판 일꾼처럼 생겨 놓고, 꼴에 드러머라지?”
“야야. 너무 그러지 마라. 드럼 치는 형들 보면 팔에 근육 장난 아니던데. 한 방 맞음, 쓰러질걸?”
멤버들이 그러던지 말든지.
박원호는 조용히 핸드폰만 들여볼 뿐이었다.
한동안 해외 원정 공연으로 국내 사정을 몰랐던 터.
그들에 대한 정보가 필요한 까닭이다.
[U.O.U 밴드 오브 코리아 우승!]
[2022 박지연 White 콘서트 성공리에 막을 내림. 특별 게스트인 U.O.U 활약 덕분.]
[2023년 2집 앨범 발표! 현재 공개된 너튜브 뮤직비디오 조회수 대박 예감! 이틀 사이 100만 이상 기록!]
…….
밴드 오브 코리아라.
시청률만 봐도 상당한 규모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이었는데.
그런 프로그램에서 우승했다면 인지도 또한 상당할 터.
방금 전 자신들이 나왔음에도 관심이 일부 나뉜 것 또한 그 때문일 것이다.
‘어쩐지 김미연이 그렇게 관심가지나 했더니, 물건은 물건이라 이거군.’
뭐, 좋다 이거야.
어떤 놈인지는 직접 한번 알아보면 되니까.
“야, 효섭.”
“왜?”
“애들 인사 안 한대냐?”
“인사? 아, 신고식? 요즘 누가 대기실 돌아다니면서 인사한다고?”
박원호의 말에 효섭이 기도 안 찬다는 듯 대꾸했다.
과거 이천 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처음 데뷔하는 가수가 프로그램 출연하는 가수들 대기실을 돌며 인사하는 것이 관례였던 터.
한번 잘못 찍혔다가 영원히 갈굼당하는 사례 또한 빈번했다.
현재에 와선 그런 일이 거의 없다시피 했지만, 그래도 관례는 관례였기에 다들 의례 하는 행사 정도로 인지하고 있는 터.
박원호는 곧 팀 막내인 이권을 쳐다보며 말했다.
“권아. 너 준비 다 끝났으면, 옆방 N.O.T 대기실 가서 윤후 좀 오라고 전해.”
“유, 윤후 형이요?”
“어.”
박원호에 입에서 튀어나온 윤후라는 이름에 이권이 떨떠름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윤후.
올해 데뷔 5년 차 그룹 N.O.T 멤버로, 데뷔 전부터 남 아이돌 사이에서 흉흉한 소문이 가득한 이였다.
중학교 중퇴, 거기에 조폭 경험까지 했었던 이라나 뭐라나.
그래서일까?
자기들의 인기에 못 미치는 애들이나 소속사 파워가 약한 이들에게 다가가 찝쩍대기 일쑤
